포켓몬스터

너무 집착하지말자

PengTL 2020. 4. 29. 17:56

타로에서 두송이 동백의 고백을 들었을 때 미묘한 감정을 느꼈다고 하잖아. 심지어 좋았다!! 이런 묘사도 없는 걸 보면 얘는 동백과의 관계를 거의 놓고 있었던 게 아닐까?

동백에게 호감을 가진건 사실이지만 그 사실을 부정하고 밀어내려는 시기를 겪지 않았을까 싶은데. 
왜냐... 자기는 책임져야 할 게 너무 많으니까 자신에게 감정적인 여유를 주기가 싫었던 거야. 자존감이 낮으니까 그런 식으로 감정을 죽이는 일에도 익숙했을 것 같고. 또 동백은 자기감정에 대해 말을 하거나 표정을 드러내는 일이 없어서, 동백이 두송의 눈을 마주칠 때마다 시선을 피하니 얘는 아직도 내가 어색하고 어려운가 보다 싶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두송은 하고 싶은 말은 해야 하는 사람이니까 일부러 떠보듯이 말을 걸거나 일부러 스킨십을 해보기도 했을 텐데, 그때마다 동백이 죽으려고 하는 꼴을 보면서 기분이 아주 끔찍하지 않았을까. 나는 얘가 처음에 동백에게 가는 관심을 혐오에 가깝게 느꼈을 거라고 생각해.

이런 느낌으로


분명 화를 내거나 동백을 질책해도 되는 상황들의 연속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나와의 관계를 힘들어하는데 내가 이 감정을 접는 게 맞지 하고 생각할 것 같아. 그래서 일부러 거리를 두려고 했을 것 같애. 정이 들었고 함께 음악을 하거나 대화를 하는 시간이 즐거운데 와중에 손도 한 번 잡아보고 싶잖아. 그렇지만 그게 불편한 동백이 불편한 두송이었으니까 이렇게 애매모호하고 어색한 관계로 남는 데에 만족한다고 합리화했을 거야. 관심은 계속 줘. 그렇지만 이게 짙은 연정이나 집착이 되지 않게 스스로를 계속 압박하곤 하지 않았을까...

그렇지만 결국에는 다 잘될거니깐...

내성적인 성격을 조금씩 녹여내고 결국에 두송에게만 보이는 동백의 동백의 모습에 미묘한 정복감을 느꼈으면 좋겠어. 마음앓이를 그만큼이나 하고 드디어 볼 수 있게 된 그런 모습 있잖아. 마음을 열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드러나버리는 습관이나 특징같은 것들. 섹스하고나서는 품에 안겨서 쇄골과 가슴팍을 손끝으로 훑는 걸 좋아한다던가, 부끄럽고 마음은 급하고 본인 감정에 못이겨서 심장은 미친듯이 뛰고있으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 평소같은 도도한 표정으로 덮쳐온다거나.
이런 소소한 행동들이 연인 사이에 정말 자연스러운 행동인 것 같이 보이면서도 사실은 매번 어떤 행동을 할때마다 동백이 미친듯이 노력하고있다는 사실을 아니까 사랑스러울 수 밖에 없는거야. 마음을 열기 전에는 극도로 수동적이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차가운 모습만을 보이다가, 본인도 두송에게 이런 모습만을 보이고싶지 않다는 의지때문에 힘들게 마음의 벽을 깨부숴서 조금씩 새어나오고 마는 모습.
아니 근데 워낙에 정적인 사람이라서 어떤 행동이 자연스러운가 아닌가 정도만 차이가 나고 평소랑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애.